© by Jiyoung Hong  |  Hong Ji-young

Epidermis(world, City, Nature, Apartment, Mart, Evolution Theory, TV)

Aesthetics of Slow

나의 작업은 외형이 흐려진 이미지를 탐험하여 내면을 묻고 미디어에 여성상, 남성상으로부터 벗어난 세계를 표현한다.

손톱 끝부분의 옆 살을 뜯어 먹는 버릇이 있었다. 열 손가락을 뜯고 손바닥을 보면, 오목한 홈이 손가락 당 두 개씩 생긴다. 딱 그 지점까지만 뜯어서인지 고통은 없다. 오히려 살이 다시 오를 때마다 신나게 스무 개의 홈을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생각없이 뜯고 삼켜버린 살들은 ‘표피(表皮, Epidermis)’였다. 표피(表皮, Epidermis)는 ‘외부로 드러내다’의 표(表)와 ‘가죽, 껍질’을 내포하는 피(皮)로 구성된 단어로써 살아있는 생명체의 외부를 감싸는 조직체 혹은 겉껍질이다. 또한, ‘Epidermis’는 혈관과 신경이 없는 약 0.3mm의 두께로 구성된 피부의 표면을 둘러쌓고 있는 피부조직이다.

일반적으로 식물에서의 표피의 역할은 식물 내부의 구성을 보호하며 조절한다. 손톱 윗부분을 감싸고 있는 세포를 의미하는 큐티클은 잎의 표피세포에서와 같은 맥락으로, 잎에서나 사람의 신체에서도 수분 증발을 막고 외부로부터 보호한다. 이렇게 큐티클은 손톱 옆 살이라 말할 수 있다.

작품에서 언급되는 ‘Epidermis’는 어렸을 때 정신적 초조함으로 인한 손톱 옆 살을 뜯어 먹는 습관적 행동으로부터 유희적 도구가 된 행위까지의 소재로 출발된다. 그러나 미디어가 급격히 발달하면서 삭제해 버리고 싶은 피상적 도구 변질이 된다. 따라서 본인에서의 표피는 유희적 행위의 도구에서 삭제하고 싶은 피상적 도구로 변질된다. 그렇게 본인 작품에서의 표피의 개념은 생명체의 겉껍질을 말하며 현대사회가 바라보는 외형에 대한 편견에 대해 말하는 핵심 소재이다.

오늘날의 미디어에서는 보여지는 것에 대해 정해진 틀을 심어주는 매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작품은 미디어에서 나타난 외형을 일반화된 이미지로 각인시키는 지점에서 외형의 정보를 삭제하고자 표피(Epidermis)로 말한다.

매일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정보의 바다, 미디어는 시각과 청각 등 자극시킬 수 있는 감각들을 총동원하여 사람들을 주목시키며 확산된다. 사람들은 본인의 의지가 아니더라도 미디어에서 나오는 글들과 말들, 그리고 행동들을 흡수하며 수용적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때로는 주객전도가 되어 쌍방 소통이 아닌 일방적으로 전달되는데, 결국 미디어는 사람의 근본적 사고를 제자리에 맴돌게 하거나 소멸된다.

나의 작업은 집문 밖으로 나가면 표피를 매매할 수 있는 <Epidermis world>로부터 시작된다. 즉, 외형의 이미지를 삭제한 가상세계를 표현하여 외형이 아닌 내부의 본질을 탐구한 작업이다.

2014년부터 시작한 ‘Epidermis’ series는 열화상 이미지를 활용하거나 표피의 형상을 그려 미디어의 현시대를 말하고자한다. 열화상으로 보여 지는 세상은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무한한 색에서 벗어나 단축된 색으로 구현되며, 미디어에서 나오는 무한한 정보가 아닌 생명체의 열에 의한 색과 모호한 형태로 단순화된다. 이는 가시적인 가시광선의 세상에서 벗어나 비가시적인 적외선의 세상을 단순하고 함축된 색감과 열로 표현하여 내면을 바라보고자 한다. 또한, 입술의 표피를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등 실제로 볼 수 있는 외형의 빛과 실제로 볼 수 없는 내면의 빛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고자 한다.

이와 같이 나의 작업은 외형이 흐려진 이미지를 탐험하여 내면을 묻고 미디어에 여성상, 남성상으로부터 벗어난 세계를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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